(성명서) ‘아옳이 남친’ 유명 한의사, “39도 고열 괜찮아” 사람 잡는 의사 행세

‘아옳이 남친’ 유명 한의사, “39도 고열 괜찮아” 사람 잡는 의사 행세

인플루언서 ‘아옳이’의 남자친구로 다수 일간지에 소개된 김형배 한의사가 25일 오늘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발열이 있어도 성인은 39.4도까지 소아는 38.5도까지 참아보아도 좋다고 답변했다. 연예 보도로 형성된 인지도와 의료인이라는 자격이 결합된 위치에서 나온 ‘공적 영역’에 해당하는 발언이다. 위의 발언이 의사들에게 알려지며, ‘한의사가 의사 흉내내며 사람잡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이하 공의모)은 김 한의사의 ‘열나도 39.4도까지는 괜찮다’는 잘못된 의학 조언에 대해 규탄한다.

39.4도의 고열은 심각한 질환을 의심하고 빠르게 진단해야 하는 상태다. 발열의 원인은 단순한 상기도감염부터 폐렴, 췌장염, 뇌염, 패혈증 등까지 넓게 걸쳐 있으며 이 중에는 진단이 늦어지면 합병증과 사망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질환도 많다. 이에 대한 검사의 최소한은 ‘체온 측정’이 아닌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촬영에서 시작한다. 김 한의사는 39.4도까지 경과관찰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그 조언이 위험한 이유는 체온이 위험해서가 아니라 원인을 찾을 시간을 소모시키기 때문이다.

39.4도까지 지켜보라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은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AI로 검색하면 39.5도부터 해열제와 물리적 냉각을 쓰라는 내용이 나온다. 39.5도부터 열을 내리라 했으니 39.4도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한 논문이 실험 설정을 위해 정해둔 조건일 뿐이다. 심지어 그 연구의 환자들은 배양검사가 나가 있고 항생제가 투여되던 사람들이다. 아무 처치 없이 39.5도까지 방치된 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발열 검사를 다 받고 24시간 집중치료받는 환자에게 쓰는 기준을 집에 있는 사람에게 적용한 것이다. 정상적인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라면 누구나 이상하다고 느낄 숫자다. 그가 이 숫자를 어디서 가져왔는지 밝히기를 바란다.

성인에서 38도 이상의 발열이 지속되면 원인 평가를 해야 한다. 통상 38도 이상의 발열이 확인되면 혈액검사와 흉부 방사선 촬영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근거로 원인 질환을 감별해간다. 그런데 38도만 넘어도 대개는 응급실 내원을 고민할 만큼 오한과 통증이 심하다. 그 상태의 환자를 직접 본 경험이 있는 의사는 39.4도까지 참아도 된다고 쓸 수 없다. 게다가 가정에서 측정한 체온은 부위와 기기에 따라 실제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39.4도까지 참아도 된다는 발언에 의사들이 황당해하는 이유다.

한의사가 ‘doctor’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크게 해칠 수 있는 잘못된 의료 정보를 전달했다. 이 답변을 단 김 한의사의 계정 이름은 gungang_doctor다. 프로필에는 Korean medicine doctor라고 표기되어 있어 한국의 ‘의사’로도 오인될 수 있다. 정부가 정한 Doctor of Korean Medicine의 어순을 뒤집어 한국의 의사로 읽히게 했다. 게다가 실제로 노출되는 것은 계정명인 gungang_doctor뿐이다. 사실상 의사 사칭이며, 이를 제어할 장치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번 사건은 의학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의사가 문헌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며 벌어진 일로 보인다. 의사는 의대 실습에서 발열 환자를 어떻게 문진하고 어떤 검사로 어떤 진단에 이르는지 직접 경험한다. 근골격 환자가 대부분인 한방병원 실습에서는 그 경험을 얻을 수 없다. 의학은 문헌이 아니라 환자를 직접 만나고 문진하며 익히는 학문이다. AI로 정보를 얻기 쉬워진 환경일수록 문헌의 내용과 현실의 적용점이 다르다는 것을 아는 교육이 중요해진다. 이 사건은 의학이 아닌 한의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 doctor라는 이름으로 발열 대응법을 알려준 것이다. 수많은 잘못된 의학정보로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린 ‘안아키’ 사태의 재림이 될까 우려된다.

이에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은 요구한다. 김 한의사는 잘못된 의학 조언을 삭제하고 사과하라. 보건복지부는 2022년 스스로 Korean Medicine으로 바꿔놓은 한의학 공식 영문 명칭을 중의학의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에 맞춰 Traditional Korean Medicine으로 바로잡으라. 아울러 국회와 보건복지부는 한의사가 doctor를 내세우는 등 의사로 오인될 수 있는 명칭과 표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실효적 대책을 마련하라.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한의사의 의사 사칭으로 인한 국민 건강권 침해의 책임은 국회와 보건복지부에 있다.

2026년 8월 25일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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